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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어디선가 시체가≫(박연선 지음, 다산북스) 미해결 떡밥 정리
여름, 어디선가 시체가 -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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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나옵니다. 책을 읽은 분들만 봐주세요.
첫째. 목각 인형
이야기를 전체적으로 이끌어가는 결정적인 단서인데 이게 왜 보물상자 안에 들어가 있게 됐는지 해명을 하지 않는다. 보물상자 자체나 다른 물건들은 각각의 사연이 나오는데도. 예를 들어, 조 목사네 가족이 타임캡슐을 묻는 걸 보고 부러워서 강무순도 아로나민 골드 상자를 다임개술 삼아 묻는다. 젖니는 강무순이 지붕에 던지려다 유미숙이 겁을 줘서 다임개술 행. 배지는 반짝이는 걸 주워 모으는 황일영이 같이 놀던 강무순에게 나눠준 것. 목각 인형은? 끝까지 나오지 않는다.
나름 추측을 해보자면, 목각 인형이 유선희의 물건이고 보물상자가 종갓집 홍살문 아래에 묻혀 있었고 보물상자를 여섯 살 강무순 혼자서 봉하고 묻기가 어려웠을 것이라는 설명이 나오는 걸 보면 누군가와 같이 묻었다는 추측을 가능하게 하는데 정황상 유선희일 것이다. 이 정도는 쉬이 내다볼 수 있는데, 중요한, 왜 유선희가 강무순과 이런 소꿉놀이를 할 필요성을 느꼈고 왜 하필 목각 인형을 묻었는가에 대한 설명이 빠져 있어서 스토리에 커다란 공백이 생긴 느낌.
둘째. 분홍색 플라스틱 꽃장식
우편배달부가 유선희를 범하고 기념으로 가져온 물건. 우편배달부가 범인이라는 것을 입증할 단서로 암시하더니 시시하게 아무 역할도 못하고 이야기가 끝난다.
한편, 꽃돌이의 멘탈을 보호하기 위해서 안길웅은 무고한 시민으로 죽게 되는데, 공권력에 의해 추악한 사건의 진상이 드러나고 작중 등장인물들의 알권리가 충족되며 사적 보복이 아닌 사법 권력에 의해 정의가 구현되는 개운한 엔딩을 기대한 나로서는 이 부분이 몹시 답답하다. 꽃돌이가 살고 꽃장식이 죽었다.
셋째. 고 실장의 반응
강무순이 목각 인형의 모델인 고 실장에게 자초지종을 전하고 인형을 선물해주지만 그의 심경의 변화나 소감에 대한 묘사가 전혀 없다. 마지막 페이지에 후다닥 끝낸다. 허무하다.
이 책의 기승전결에 따른 완성도와 흥미도를 도식으로 나타내보자면 아래 그림에서의 왕좌의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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